
파트리크 쥐스킨트
라벤더, 금작화, 오렌지꽃, 장미, 재스민 등으로 향수를 만들지만, 사람 냄새 없는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할 수 없었다. 그르누이를 악마의 자식이라 불렀으며, 수도원에서 의탁한 유모의 손에 겨우 생명을 연장할 정도의 젖을 먹고 자란다. 그르누이에게 특별한 것이 있었다면 나무 냄새, 하수구 냄새, 가죽 냄새, 음식 냄새, 꽃냄새, 물과 돌과 눈물 냄새까지 세상의 모든 냄새를 분별할 수 있는 예민한 코와 비상한 기억력을 가졌다.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매혹적인 향기를 사람 냄새가 없는 그르누이를 통해 향수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은 아름다운 25명의 소녀의 죽음과 살인에 있지 않다. 향수와 대비된 그르누이의 삶은 태어난 순간 생선 쓰레기통에 버려졌으며, 냉혹한 현실 속에 인간으로 존재할 수 없었다. 안짱다리와 곱사등, 기형적으로 못생긴 얼굴을 가진 그가 겪는 냉정한 사회에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아이로 자란다. 그가 수많은 꽃과 나무와 무생물과 살아있는 동물과 사람시체를 이용하여 만들고 싶었던 것은 사람 냄새다. 그르누이는 향수에 인간애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사랑 혹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연인 사이의 사랑 또는 인정해 주고, 염려해 주는 이웃의 사랑과 이해와 관심을 담고 싶었다.
그러나 그에게 일어난 일은 피 맺힌 손으로 일하며, 비탈저병(탄저병)과 천연두에 걸리는 죽음에 이르는 노동이었다. 잔혹한 현실 이면에 소설은 그의 상처를 담담하게 그린다. 그르누이는 어떤 비명도 울음도 없이- 그의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죄로 사형당한 숙명처럼, 모든 불행을 받아들이며, 향수 제조법의 모든 것을 배워 도제라는 장인이 된다.
그르누이는 그 당시 유행한 우유 꽃을 만들어낸다는 유전법칙과 치명적 유동체 이론에 관심이 많은 에스파니아 후작의 실험 대상으로 인간 전시품이 되었다. 전시가 끝나자, 과일과 고기가 제공되고 재단사에 의해 만들어진 옷과 비단 셔츠와 양말 재킷 우단 바지와 버클 달린 검정 구두가 제공된다. 그의 얼굴은 화장으로 단장되었고 향기로운 제비꽃 향수까지 뿌려진다. 그는 옷 몇 벌과 이발, 화장품으로 신사가 된 자기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 처음으로 인간다운 모습을 갖춘 그의 모습이 가짜로 이루어진 사회에서만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을 경험한다.
그르누이는 “인간의 가슴속으로 들어간 냄새가 그곳에서 관심과 무시, 혐오와 애착, 사랑과 증오의 범주에 따라 분류되며, 냄새를 지배하는 자가 그 인간의 마음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모든 사람이 미칠 정도로 자신을 사랑하게 될 향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인간의 불행은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 즉 자신의 영역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비롯된다'라는 파스칼의 말처럼 그르누이는 현실 속에서, 일반적으로 자기 삶이 용납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냄새를 만들어 사람 사는 세상에 살고 싶을 뿐이다. 소녀들을 죽여야만 향수를 만들 수 있었고, 희귀하고 성스럽기까지 하는 리시의 딸을 죽여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최고의 향수를 가질 수 있었다.
사형 광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파란 재킷과 비단 셔츠와 버클이 달린 검정 구두와 그가 만들어낸 향수에 취해, 그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은 알고 있었지만, 화려한 가짜 모습에 ‘살인자가 아니다’라고 확신한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가 만든 향기는 그 누구의 향기보다 더 빛나고 영향력 있는 향수를 만들어 가지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그르누이 내면에서 일어난 승리의 기쁨 보다는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사랑과 존경과 따뜻한 찬사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르누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경멸을 보냄과 동시에 인간이라는 사람들에게 증오를 보낸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사악함과 거짓된 세상에서 그르누이가 진정으로 만들고 싶었던 향수는, 자신의 냄새다. 그는 사람 냄새 나는 향수를 바르고, 인간 사회에서 사랑하고, 이해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향긋한 냄새 뒤에 진실이 묻혀버린 세상, 사람 냄새 나는 향수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독자가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동물의 육체를 가진 인간들은 끝없이 최고의 향수를 뿌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릴 것이고, 진정한 나 자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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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향수는 농축된 상태 그대로 냄새를 맡아서는 안 되며, 공기 속에 펴져 있는 상태로 맡아야 한다. 몇 방울의 향수를 손수건에 떨어뜨리고 알코올이 날아가도록 몇 번 흔든 후 코 밑에 갖다 대고 가루를 마시듯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금방 내쉰다. 그리고 부채질하듯 손수건을 삼박자 리듬으로 흔들면서 다시 향기를 맡는다. 아주 깊은 호흡과 여러 번 숨을 멈추고, 깊이 들이마셨다가 미끄러져 내려가듯이 숨을 내뱉는다. 향수는 생명이 있다. 청년기, 장년기, 소년기 세 단계마다 언제나 똑같이 쾌적한 향기를 풍겨야 한다.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태어나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려졌지만 살아났다. 신생아라면 풍겨야 하는 아기 젖 냄새가 없었고,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는 갓난아이를 버린 살인마로 사형에 처한다. 그는 기형적인 몸을 가졌고, 키가 작고 못생겼으며, 수도원에서 위탁한 유모의 애정과 보살핌을 받지도,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벌레 취급을 당하며 겨우 생명을 연장할 정도의 젖을 먹고 자란다. 냄새 없는 그르누이가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기대하지도 갈구하지 않고, 생명을 선택하여 생존할 수 있었다.
사람으로서 존재성이 없었던, 그르누이에게 특별한 것이 있었다면, 나무 냄새, 하수구 냄새, 가죽 냄새, 음식 냄새, 꽃냄새, 물과 돌과 눈물 냄새까지 세상의 모든 냄새를 분별할 수 있는 예민한 코와 비상한 기억력을 가진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고립된 내면의 세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유모가 15프랑을 받고, 부패한 짐승의 날가죽 살덩이를 제거하여 부식제나 염색제를 섞는 일을 하는 무두장이의 값싼 노동력으로 넘긴다. 그르누이는 동물과 유사한 방법으로 생존하면서 적개심과 반항심을 억누르고 순종과 복종으로 일한다. 그는 비탈저 병( 간균의 일종인 탄저균이 오염된 토양, 동물로부터 인체의 피부, 소화기, 호흡기를 통하여 침입해 일으키는 급성 감염증) 에 걸렸지만, 얼굴에 얼룩덜룩한 흉터를 남기고 면역성이 생겨나, 피맺힌 손으로 모든 가죽을 다룰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유용한 가축으로서의 대우를 받았고. 12살이 되자 반나절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처음으로 부자 동네 담 넘어 호화로운 정원과 저녁 마차와 분수대의 은빛 물방울과 금작화, 장미꽃과 쥐똥나무 향기에서 향수라는 말과 어울리는 냄새를 맡는다.
라벤더와 장미꽃 향이 어울려진 축제의 밤,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향기를 따라간 그르누이는 지금까지 맡아, 본적 없는 강력한 소녀의 향기를 탐했다. 소녀의 생명을 빼앗아 각인시켜 만든 향수는 지속성, 부드러운 힘, 다양함과 놀라움을 느끼게 했다. 소녀의 가장 좋은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향기가 그르누이가 만든 향수의 법칙이었다.
향수와 장갑 제조인 발디니는 한 번도 자신의 향수를 만들어낸 적이 없었으며, 아버지가 물려준 향수와 입증된 향기를 사서 제조하여 판매한다. 모방한 향수는 자신의 비열함을 지니고 있었으며, 치욕스러움을 가져다주었다. 빠른 세상의 변화로 만들어진 합성 물질의 향수는 놀랍도록 냄새가 좋았다. 발디니가 인공적 향수에 밀려 향수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심하던 날, 그르누이는 냄새에 의존하여, 펠리시에가 만들어 유행시킨 〈 사랑과 영혼〉보다 더 뛰어난 향수를 만들어, 빌디니 상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누이는 무질서한 방법으로 냄새에 의존하던 향수 제조법에서 벗어나 용매, 침전, 염색제, 에센스 등 추출하는 방법을 배우며 도제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도제는 합법적인 혼인 관계에서 태어난 사람이어야 하며, 신분에 맞는 일가친척들의 보증이 있어야 했다. 그르누이는 3년 동안 죽을 듯이 일했지만, 그중에 어느 것 하나도 자신의 것이 없었다. 발디니는 그르누이의 재능과 노동으로 파리에서 가장 많은 돈을 쌓았고, 훌륭한 향수 제조인 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빌디니는 그르누이가 기록한 향수 제조법 600백 가지의 비법 노트 두 권 중 하나는 불에 타지 않는 금고 속에 보관하고, 한 권을 자신이 지니고 다녔다. 그것이 완전히 자기 것이 되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르누이에게 자기 집에서 만든 향수는 직접 만들지도 다른 사람에게 주지도 말 것과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파리에 나타나지 말 것, 비밀 약속의 조건으로 도제 수업을 마쳤다는 장인 증서를 만들어준다. 그르누이는 데워서 향기를 얻는 법, 차게 해서 향기를 얻는 법, 그리고 기름을 이용해서 향기를 얻는 법 등 향기의 모든 제조 방법을 간직한 채, 향수를 이용해 경쟁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향수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여 주기 위해 길을 떠난다.
드디어 그르누이는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사람으로서의 신분을 가지고 인간의 세계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 동굴 속에서 생활한다. 7년의 산속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혼자 고립된 생활을 하는 던, 그는 자신의 냄새에 파묻혀 생활하지만, 여전히 인간으로서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어 산에서 내려온다.
머리카락은 무릎을 덥고, 수염은 배꼽까지 내려오고, 새의 발톱처럼 자란 손톱을 한 너덜너덜한 피부와 노쇠한 짐승 같은 그의 모습은 지역사회에 큰 이야깃거리 만들어낸다. 그르누이는 그 당시 새로운 학문으로 우유 꽃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한 황당한 유전법칙과 유동체 이론에 관심이 있는 에스피나스 후작의 실험 대상이 된다. 악성 종기와 기형적인 안짱다리, 곱사등과 내부 기관이 독가스에 의해서 감영 노화되었다는 그르누이는 인간 전시품이 되었다. 호기심의 대상이 된 그르누이를 이용하여 치명적 유동체 이론강의로 에스피나스 후작은 성공과 명예를 얻는다. 전시가 끝나자 그르누이는 치료 목적으로 환기가 잘 된 안락한 곳에서 많은 하인들에 의해 흙에서 먼 거리의 식품들과 고기와 과일들이 제공되었으며, 재단사에 의해 만들어진 옷과 비단 셔츠와 양말 재킷 우단 바지와 버클 달린 검정 구두가 제공된다. 그의 얼굴은 화장으로 단장되었고 향기로운 제비꽃 향수까지 뿌려진다. 그는 옷 몇 벌과 이발, 화장품으로 신사가 된 자기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
지금껏〈인간의 냄새, 인간의 얼굴〉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고유한 체취가 나는 냄새를 만든 그르누이는 그 누구에게도 존재 가치가 없었던 하찮은 사람에서 호기심에 찬 얼굴로 자신이 먼저 부딪쳤는데도 사과하고 미소까지 건너는 사람들 틈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타고난 천재성으로 인간의 냄새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인간의 가슴속으로 들어간 냄새가 그곳에서 관심과 무시, 혐오와 애착, 사랑과 증오의 범주에 따라 분류되며, 냄새를 지배하는 자가 그 인간의 마음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모든 사람이 미칠 정도로 자신을 사랑하게 될 향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인간의 냄새와 자신감을 얻게 된 그르누이는 그라스에서 황금과 권력 속에서 안전하게 봉오리진 채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향기를 지닌 소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지만, 희귀한 꽃향기를 풍기는 어린 소녀가 화려한 자태로 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아르뉠피 부인 집에서 다시 도제로 일하게 된 그르누이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특유의 성실함과 인내심과 신중함으로 은밀하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남들이 자신을 망각하도록 만들면서 옷을 갈아입듯이 여러 가지 향수를 번갈아 바르고 향기 사냥을 목적으로 향을 추출한 일에 몰두한다. 금작화, 오렌지 꽃, 장미, 재스민, 히아신스 농축된 순수 에센스 등 단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커다란 꽃밭에 앉아 있는 냄새를 추출했다. 그러다가 돌, 금속, 유리, 목제, 소금, 공기, 청동 손잡이까지 이용하여 강력한 향기를 만들다가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파리, 애벌레, 쥐, 고양이, 작은 강아지 그리고 사람 사체를 통해 영혼의 냄새를 탈취한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일으키는 사람의 냄새를 얻기 위해 그루누이는 24명의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와 머리카락을 자르고 차가운 유지와 침지법을 이용해 에센스를 만들어 향수병에 보관한다.
여자로 피어나는 성숙한 젊은 여자들의 살인사건으로 도시는 술렁이고, 그림자 유령이 숨어든 것처럼, 집안에서도 일어난 흔적 없는 살인사건의 형체에, 시의 집행관 리시는 자신의 아름다운 딸 로르라가 최종 먹잇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서둘러 딸을 결혼시키려고 위장 피신을 떠난다. 2년을 기다려서 희귀한 꽃향기를 풍기는 소녀를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넘어 성스러운, 세상에서 하나뿐인 최상의 향수 에센스를 소유하고, 가장 좋은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르누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가 간직한 향기를 채취한다. 도시는 리시 딸의 살인사건으로 열병에 걸린 미묘한 흥분 속에 살인마가 다리가 기형인 악마일 거라는 소문에 따라 그르누이가 체포된다.
사람들은 그르누이가 살인마라는? 사실일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사실임을 도시 전체는 알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군집한 사형 당일, 그르누이는 푸른 상의와 흰색 셔츠, 비단 양말, 버클 달린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마차에서 자유롭게 내려왔다. 한순간에 많은 사람들은 〈살인마〉일 리가 없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는다. 그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남녀노소 그르누이에게 맹목적인 애정과 부드러움과 애착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심지어 천사가 현신했다고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낸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가 만든 향수는 그 누구의 향기보다 더 빛나고 영향력 있는 향수를 만들어 가지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그르누이 내면에서 일어난 일은 승리의 기쁨 보다는 참을 수 없는 역겨움과 인간에 대한 증오였다.
그르누이는 인생에 단 한 번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자기 내면을 들어내고 싶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인정받고 싶었다. 세상 사람들이 사랑과 바보 같은 존경심을 보여 주듯이 그 역시 자신의 증오심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르누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수의 가면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