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미얀마) 남부 파출소 경찰관이었던 나는 식민지를 다스리는 영국인이며, 그들에게 증오의 대상이었다. 특히 젊은이와 승려들은 온갖 모욕을 퍼붓곤 했다. 나는 영국 경찰이지만 버마 사람들 편이었고 억압자인 영국인에게 반감을 품고 있으며, 내가 하는 일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손에 총을 들고, 2천여 명의 군중을 여기까지 끌고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물러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군중들은 나를 비웃을 것이다. 나는 코끼리를 쏘고 싶지 않았다. 코끼리 같은 큰 짐승을 쏘는 것은 살인을 저지르는 느낌이었다. 현장에 출동하여 찾아낸 코끼리는 짐꾼을 코로 휘감고 다리로 등을 누른 후 땅바닥에 짓뭉개버린 난폭함은 찾을 수 없었고, 그저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바다처럼 꽉 찬 군중들의 들뜬 모습과 코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