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집 : 젊은 날 (저자 : 백기완)

세인트 헬레나 2017. 6. 14. 10:10

5.18 광주민주화 운동 임을 위한 행진곡

아주 오래된 시집 한권을

기억으로부터 끄집어 올렸습니다.

 

1982년 선물 받은 백기완의 시집 젊은 날입니다.

35년의 세월이 흘려 누렇게 변색되고  낡았지만 종이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시집을

손에 들고 몇 번이나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 시절 그 향기가 그대로 전해오는 듯합니다.

 

역사가 된 아주 귀한 책이라 올려봅니다.

 

 








가신 님( 장선생님 무덤에서)

 

고개 들면 네 귀퉁이

팍삭 꺼지는 무덤가

 

사랑도 명예도

흙 한 줌 남김없이

한평생 달구자던

피맺힌 동지애의 의지가

예까지 왔는가

일러주던 그 님아

 

동지는 간 데 없고

표말은 쓰려졌는데

장부의 맺힌 이슬

어디에다 뿌릴고

 

쇠북은 찢어져

바람은 증언인 양

일제히 소리치는

끝없는 풀빛

 

삼천리 휘어 감은

백옥같은 흰구름


우리들의 합창

     용기와 결단을 요구하는 때에

나는 울었네

미치지 못한 힘

 

이상과 모반이 함께 겹쳤을 때

나는 울었네

속세에 두고 온 정

이제야 가는구나

자그마한 반딧불에도

앞길을 보며

너부러진 숱한 비명을 넘어

 

이제는 가나니

벗이여 결코 흔들리지 말라

세상살이 무거운 짐

허리가 휘어도

 

나는 가나니

벗이여 결코 뿌리치지 마라

우리들의 합창

구천에 사무치는 우리들의 합창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

우리들의 합창

갈수록 우렁찬 우리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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