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를 읽고

세인트 헬레나 2014. 8. 23. 18:42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도정일 산문집     출 : 문학동네

                                                                                                                    세인트헬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경제적 가치로 진단되고,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경제의 눈으로만 봤던 삶의 가치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수 있으나, 사람들은 소중하고 고귀한 그 무엇을 잃어버린 채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고향집의 누렁이 황소의 눈을1분쯤 들여다보며 눈의 문장을 읽어보는 일, 보름에는 조선토끼들이 달나라에 올라가 떡방아를 찧는다고 아이들에게 애기해주는 일, 보름달이 왜 뜨는지 생각해보면서 혼자 실실 웃는 것, 이 책은 이런 쓸데없는 일들의 고귀함 통하여 현대인들의 삶을 일깨워 주는 글로 가득 차 있다.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이 푸앵카레 문제를 풀고 필즈매달을 거절하며, 100만 달러의 클레이 밀레니엄 상의 유력한 후보가 버섯 찾아 돌아다니는 일에 열중하는 그에게 버섯 상을 주자는 도정일은 우리사회라면 학위도 취직도 할 수 없을 것이며, 학자사회에서 쫓겨나고 말았을 것이라고 돈을 쫒는 사회를 비판한다.

 또 인문학의 위기과 사회는 언제 실패하는가? 의 질문에서는 인문학의 위축은 사회적 위기이며, 인문학의 몫은 공공의 가치, 평화. 관용, 선의, 아름다움 같은 것에 대한 존중의 능력을 일깨우고 비판정신과 대안적 상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패의 선택은 사회 전체가 실패의 가능성을 보지 않기로 선택할 때 사회는 실패한다고 한다.

 

삶에 대한 원칙과 가치관 없이 돈이 가져다주는 물질의 환상에 집착한 삶이 아니라, 순수한 삶에 대한 열망, 정의, 문학, 나의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 등, 돈 안 되는 일에서 얻어지는 기쁨이 참다운 생을 사는 자세인 것 같다.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은 도정일의 산문집이지만 철학서처럼 읽는 내내 어떻게 사는 것이  참다운 삶인가? 이 물음의 답을 얻을 수 있다.

도정일의 산문집2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 도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