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지은이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출 : 열린 책들
세인트 헬레나
가난한 사람들은 도스또에프스끼 처녀작이며, 편지글 형식의 소설이다.
거칠고 예리한 그의 책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백치, 악령)을 읽어 본 독자라면 “가난한 사람들”에 표현된 따뜻한 감성에 깜짝 놀랄 것이다.
가난이 점령한 궁핍한 삶속에서 알렉세예비치(제부쉬낀)와 바르바라(바렌카)가 주고받는 편지는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가난한 일상이다. 알렉세예비치가 보낸 제라늄 화분을 받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으면서…….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조심성 없이 어떤 사물에 대해 언급하면 즉시 사 버린다고 자신과 알렉세예비치를 책망하지만, 십자모양의 제라늄이 어찌 이리 예쁜지 창문 한가운데 제일 잘 보인 곳에 놓는다는 바렌카의 편지는 따뜻하고 뜨거운 슬픔이 흐른다.
바렌카는 새 옷을 사기 위해 삯바느질로 모은 돈으로 첫사랑 뻬쩬가에게 뿌쉬낀 전집을 선물 하려하지만 돈이 부족해 울고 싶을 때, 뻬쩬가 아버지와 같이 사기로 한다. 평생 잘 못 살아온 후회의 뒤안길에서 아들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보내는 뻬쩬가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책을 쥐고 절규한다. 바렌카가 자신이 살아 온 길을 써서 보낸 이 편지는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 또한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의 의미를 알려준다.
물질적 가난 속에서 제부쉬낀과 바렌카의 편지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감사와 사랑으로 넘친다.
그러나 “심장이 지나치게 어리석으리만치 뜨거워 생기는 ”이런 사랑에도 물질적 궁핍은 베렌카에게 또 다른 선택하게 한다.
어떤 책이든 쳐다도 안 본다는, 시나, 소설이 도덕성을 헤친다는, 부유하고 욕심 많은 다혈질 비꼬프와 결혼을 앞둔 바렌카와 그녀가 떠나는 것을 잡지 못하는 하급관리 제부쉬낀의 사랑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물질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삶 앞에서 사랑을 잃어버리는 바렌카와 제부쉬낀의 가난한 사랑은 현실의 삶에서도 존재한다. 물질적 속성과 사랑의 정신적 가치 앞에서 흔들릴 때, 정신적 따뜻한 사랑이 더 가난해지지 않는 삶인 것 같다.
사랑에서 오는 행복은 비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 도스또예프스끼 자신의 책 읽기에 대한 열망 책에 대한 애착,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을 제부쉬낀과 바첸카에게 나타낸다. 초기 작가 자신에 대한 문학적 열정을 투영시키고 있는 것 같다.
도스또예프스기끼의 빛나는 필치를 이 책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나의 소중한이여” 이라고 쓰는 제부쉬낀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의 소중한이여”라는 단어들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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