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수필 쓰기 6

올해를 보내면서

2023년 계획했던 새로운 마음가짐과 하고자 했던 일을 마무리하는 12월 겨울이 왔다. 분주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연말이 되면 늘 시간과 나를 돌아보게 된다.올해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육십 대에 시작한 공부(사회복지) 마치고, 좀 부족하다고 느낀 컴퓨터공부까지 하다 보니 3년 내내 공부만 하는 느낌이다. 도전하고 싶어 시작한 공부였고, 나름 자부심이 느껴졌지만,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행위(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어질 때도 있었다. 아마 공부하는 학생, 시험준비 중인 취준생들 또한 그러할 것이다.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을 뛰어넘는 시간과 싸움에서 인내해야 한다. 날마다 습관처럼.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은 꾸준히 책을 읽어..

생의 마지막 순간 존엄을 지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한때, 삶은 동맹자이자 맹세한 공범자로 나의 편에 서서 나을 지지하고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품위 있게 죽을 것인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반의반으로 줄어든 식욕과 겉과 다르게 육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성인병이 하나둘 늘어난다. 짧아진 보폭, 깜박거리는 기억력, 잘 들리지 않는 청력, 돋보기를 쓰지 않고는 책을 읽을 수 없는 시력 등……. 노화는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생물학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규칙적인 변화로, 신체구조나 기능상의 변화뿐 아니라 인간의 적응이나 행동에서의 변화이다. 인간의 전 생애 발달단계 중 하나이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병’에 이른다. 몇 달..

나의 소중한 시간을 찾아서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는 올해 여름. 8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결에 여름이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러나 여전히 무더운 한낮, 자연을 가두어버린 도심에 소낙비가 내린다. 자동차 바퀴에 ‘쏴-아!’ 쓸려가던 빗물이 아스팔트를 투영시키며 시커멓게 흘러간다. 비 내리는 날이면 늘 그래 듯이 어린 시절이 그립다. “엄마 밭에 갔다 올 테니, 소낙비 오면은 옥상에 있는 고추 거둬라. 빨래도 걷고.”방에 있는 나을 향해 말하는 큰 목소리와 함께 대문을 나서는 엄마 발소리가 멀어진다. 꼬꼬댁 꼭꼭 거리는 닭울음, 들려오는 새소리, 풀벌레와 맴맴 거리 매미, 온갖 자연의 합창으로 시끄러운데, 시골집은 앞산을 바라보며 고요하기만 하다.진녹색 대나뭇잎과 감나무, 살구나무, 호두나무 아래 무성하게 자란 풀..